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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의 사랑(중)에서 앞부분 일부 수정(추가)
환오
2020. 5. 29. 16:48
대구에 사시는 어떤 아줌이 조금 고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문자를 보내 왔기에
괜찮은 것 같아서 그대로 올려 보았습니다.
올려 놓고 보니 좀더 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조물주의 사랑(중)
사랑은
사랑은 아름다움을 싣고 살금살금,
졸졸졸 이 골짝 저 골짝,
이 동네 저 동네를 돌면서,
찌익 쿡 찌익 쿡, 물레방아도 돌려주는데,
사랑이 방아 찧는 아짐께 살짝 물어 봤어요.
“지금 무엇을 빻고 계세요?”
“94세 할머님 생신 때 떡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곡식을 빻고 있지요.”
“지나가던 한 나그네가 할머님께 94번째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전해 주세요.”
빨래터에서는 재잘 재잘, 아낙네들의 남편 흉보는 소리가 들려온다.
“왜 그렇게 세게 방망이를 두드리세요?”
“이 옷이 남편 바지인데, 죽도록 미워서 지금 화풀이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도 내 남편인데, 너무 세게는 두드리지 마세요. 남편이 불쌍하잖아요.”
사랑은 이렇게 흘러 흘러가면서, 아름다움을 나눠주는 배달부이지요.
그러면서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빈 가방에는 더러움 주워 담으면서,
드디어는 바다에 도착하여,
주워 담은 것들은 바다바닥에 짓눌러 기를 못 쓰게 한다.
임무를 마친 사랑은 바닷물 위쪽에서 조금씩 조금씩 공중으로 날아올라,
때가 되면 태풍이라는 비행기를 타고 다시 고향으로, 산으로 돌아가지요.